[한글필사] 2024.08.05.
지루하면 죽는다 - 조나 레러
셰익스피어는 "원작에서 소재를 취한 뒤 '완성도 높은' 작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 같은 부분까지 과감히 발라내 버렸다."
'오셀로'에서는 이아고의 동기를 제거해 특별한 이유 없이 복수를 노리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고,
'리어왕'에서는 왕의 비합리적인 초반부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롯의 중요 포인트를 삭제했다.
셰익스피어가 각색한 '리어왕'에서는 늙은 왕이 딸들의 사랑을 시험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셰익스피어는 불투명성의 매력을 발견한 후 관객의 심리에 관한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관객들은 뻔한 인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수수께끼, 알 수 없는 존재의 출연에서 느껴지는 전율이었다.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보르헤스
제가 글을 쓸 때, 저는 독자를 생각하지 않고 (독자는 가상의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 또한 가상의 인물일 것입니다). 저는 제가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을 망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젊은 시절에 저는 표현을 믿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질녘이 필요하다면, 해질녘에 맞는 정확한 단어 - 또는 오히려, 가장 놀라운 은유 - 를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지요.
이제 저는 표현을 믿지 않고 오로지 암시만을 믿는다는 결론 (그리고 이 결론은 슬프게 들릴지도 모릅니다)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단어들이란 무엇입니까?
단어들은 공유된 기억에 대한 대한 상징입니다.
만일 제가 어떤 단어를 사용하면, 여러분은 그 단어가 상징하는 것에 대한 어떤 경험을 꼭 갖추어야만 합니다.
만일 여러분에게 그런 경험이 없다면, 그 단어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저는 우리가 암시만 할 수 있다고,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하도록 노력할 수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독자가 충분히 예민하다면, 무언가를 우리가 그저 암시만 한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겠지요.
---
표현을 잘하는 사람보다는 속이 채워진 사람.
자신만의 의미가 가득한 사람
지난 인생이 유난히 길고 복잡해서 언뜻 보기에 불투명해 보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