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유럽 여행 2일차 (부다페스트)
1. 궁전을 개조한?! 도서관 둘러보기
아침보다 밤이 더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두 이런 데서 공부하면 공주님된 것 같고 기분 좋을 것 같다
2. 시장 구경 + 기념품 사기 + 파프리카 치킨 먹기
파프리카 가루가 진짜 곳곳에 보이길래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되게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이었다
3. 유대인 추모 황동판
부다페스트 보도 곳곳에 유대인 추모 황동판이 숨어있다길래 찾아다녀봤다 구글맵에 뜨는 장소로 와봤는데도 못 찾겠어서 두리번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근처에 서계셨던 경비 아저씨가 날 되게 흐뭇한 아빠 미소로 따뜻하게 쳐다봐주고 계셨다. 그래서 그분께 조르르 가서 황동판 어디있냐고 여쭤보니까 또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바로 찾고 추모도 할 수 있었다. 이 도시는 사람들부터 이런 숨겨져 있는 사소한 의미들까지 전부 다정하고 따뜻하며 친절한 것 같다. 다들 치안이 안 좋다 얘기를 했었는데 나는 위협은커녕 도움받은 기억만 잔뜩이다.
4. 사장 아저씨가 매우 웃긴 조그만 LP 가게
LP를 모아보는 게 로망이기도 하고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앨범이 있었어서 조그만 LP 가게에 들러봤는데 당연히도 내가 바라는 앨범은 없었다..😥 내가 찾는 가수가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뭐 한국에서도 거의 나만 아는 가수이지만 라우브는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못 들어보셨다 했다😢 흠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가수인가…? 내가 마이너 취향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어쨌든 주인아저씨가 되게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이셔서 티키타카 하는데 ㅋㅋㅋㅋ
‘어떤 가수 찾는데?? 저 아저씨 말고 나한테 물어봐 내가 더 프로페셔널해😎’
‘라우브요!!!!!!‘
’왓….!!!!?? 전혀 못 들어봤어’
‘아 그럼 여기 있는 LP들은 전부 헝가리 가수들인가요?!? (진짜 지금 생각해 보면 뇌 안 거치고 나온 질문)’
‘🤨……??? 화성에서 왔어?!? 저기 테일러 스위프트 있고 누구 있고 누구 있고 유명한 가수 죄다 있잖아’
근데 진짜 몰랐다.. 내가 관심 있는 거 말고는 관심이 없어서.. 테일러 스위프트 얼굴도 모른다..
근데 그러고 나서 대화를 하다 팔에 멍이 하트 모양으로 들었다며 나에게 하트를 날려주셨다 ㅋㅋㅌㅌㅋㅋㅋ
나도 하트로 화답하고 작별 인사
4. 치즈 베이컨 랑고스
평소 식습관과 입맛이
소화 문제 때문에 밥, 면보다는 빵을
퍽퍽보다는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
다양한 재료의 혼재.. 보다는 간단하고 단순한 재료
그리고 그냥 치즈!!
를 사랑하는 편인데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 준 음식이었다
진짜 테라스에서 선선한 공기를 맞으며 예쁜 도로뷰와 함께 먹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했다. 모양이 피자랑 살짝 비슷한데 피자보다 훨씬 간단한 재료로 만들어졌고 빵도 더 푹신 쫄깃해서 난 랑고스가 훨ㄹㄹㄹㄹㄹ씬 좋다. 제발 한국에도 팔아줬으면……😢
5. 장미꽃 젤라또
후식으로 젤라또 가게에 갔는데 엄청 예쁜 알바생에게 인기 많은 메뉴가 무엇이냐 물어보니 한 두가지 메뉴와 마지막으로 사실 인기는 없지만 본인의 최애 메뉴라며 배+초콜릿 메뉴까지 알려줬다. 그래서 인기 많은 라즈베리 샤베트? 와 알바생의 최애 메뉴를 주문해 봤는데 진짜. 배+초콜릿 전혀 상상도 못 한 조합인데 왜 최애 메뉴라 하는지 바로 알 것 같았다. 시원 달달하고 정말 맛있었고 취향저격이었다.
6. 세체니 다리 건너서 국회의사당 반대 편까지 산책
어제와 다른 다리도 건너보고 싶어서 가장 유명한?? 세체니 다리를 건너봤는데 물론 예쁘긴 했지만 진짜 어제 간 다리가 더 예뻤다. 그래도 와보길 잘했다. 다른 날 야경은 무조건 어제 간 다리 또 가야지🥺
7. 혁명 이후 보복 처형된 소년 동상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형상이 인상에 강하게 남은 소년 동상이었다. 가슴 아프기도 하고, 생일 직후에 처형되었다는데…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보복이 뭐라고.. 보복을 하면 본인들의 마음이 풀리나? 오히려 짜증만 가득 해질 텐데… 보복한다고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뭐가 해결되는 거지? 무엇을 위한 선택이지? 그저 세상에 악만 더 늘어날 뿐인 거 아닌가?
하늘에서의 날들은 그의 어제보다 더욱 찬란했길 바란다
8. 요새 계단에 앉아 보는 부다페스트 야경
9. 강가로 와서 본 부다페스트 야경
2일 차는 1일 차와 달리 국회의사당 건너편으로 와서 야경을 즐겼다. 사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은 일부러 피해서 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ㅋㅋㅋ 국회의사당 건너편 뷰스팟도 가지 않으려다 그래도 궁금해서 가봤다. 가봤는데.. 왜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알 것 같았다. 구글맵에 뷰스팟으로 찍힌 곳은 국회의사당이 살짝 측면으로 보여서 난 좀 더 걸어 정중앙에서 국회의사당을 감상했는데 여기가 사람도 없었고 전경이 완벽했다. 벤치에 앉아 사람 하나 없는 야경을 감상하는데 진짜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벤치 놔준 사람 진짜 칭찬 많이 받아야 한다.
10. 유럽풍 고급진 카페 + 클래식 라이브 연주
왜 사람들이 자꾸 나를 ‘까꿍’하듯이 보지.. 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들 입장에서는 아기 같아 보일 것 같기도 하다.. 동양인이 그들에 비해서는 젊어 보이는 편이니까?? 쨌든 카페에서 이름은 모르겠는데 흰색 마시멜로 같은 몽실몽실한 게 담가진 밀크티..? 를 먹으며 연주를 감상했는데 첼로 연주자분이 나를 보면서 행복해 보이는 웃음을 곁들인 연주를 해주셨다. 사실 호응해 주는 사람도 없고 다들 일행끼리 떠드느라 바쁜데 계속 웃으면서 혼자 연주를 즐기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고 멋져 보였다. 나도 저렇게 여유롭게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2일 차는 이렇게 끝!!
1일 차가 너무 스펙타클했기에 2일 차는 좀 혼자서 잔잔하게 보내봤는데 이 맛에 혼자 여행 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