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 서는 법을 너무 일찍 배워버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한테 마음껏 기대도 보고, 완전히 믿어도 보고, 그러다 상처도 받아보고, 투정도 부려보고, 울어도 보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참 사랑스럽고 좋아보인다..
나한테는 이런 시절이 있었나
있었지 근데 너무나도 짧게 있었지
물론 어떠한 일에도 상처받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혼자 서는 법을 배워야하긴 하지만...
좀 더 늦게 배웠다면 더 좋았겠다. 이 정도?
지금처럼 살아가는 거에도 분명 장점이 많긴 하지. 엄청 많지.
많은 기회가 찾아오고,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많은 사랑이 찾아오니까.
그래도
나중에 더 나이를 먹어서
내 청춘을 떠올렸을 때
좀 더 불완전하고 서툴렀던 내 자신이 떠올라서
흐뭇하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의도적으로 어리게, 서툴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
내 나이에 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근데 애초에 내 나이에 맞는 사람이라는 게 어떤 사람인 거지
좀 더 불안정한 느낌
마음껏 아파도 해보고
성숙하다
어른스럽다
이런 말들이 더이상 좋지 않아
물론 그런 말들을 해주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고맙고, 사랑을 돌려주고 싶고, 돌려주려 노력하지만
그냥 나를 아이처럼 만드는 사람을 곁에 많이 두고 싶다
나를 어른으로 만들기보다는
내 세상을 순수하게 궁금해하고 끌어내주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