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의 욕구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내 또래 혹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존경하는 마음이나, 우상시하는 마음을 가질 경우 그 상황 자체가 불편해지고 속상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앞에 사람이 나에게 그런 태도를 보일 때, 존경심이 묻어나는 말을 했을 때
"난 그런 말이 좋지 않아" 라며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내는 습관...
내가 그렇게밖에 답하지 못하는 것이 앞사람에게 무례한 것 같아서, 이기적인 것 같아서 미안하고,
나를 좋게 봐줬을 뿐이고, 예쁘게 말해줬을 뿐인데 고마움을 못 느끼는 나에게도 속상하고...
우선 내가 존경심이 섞인 말들을 들었을 때 속상한 이유는
'너도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니었구나'하는
실망감.
애초에 나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존경이 아닌 공감
그래. 나를 신기해하는 마음이 아닌
이미 알아서 온전히 공감해 줄 수 있는...
어려운 걸 바라긴 하네..
나보다 어린 사람이 나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는 건 괜찮은 것 같다
결국 내가 편협했던 건가
사람을 나이로 판단하는?
맞는 것 같네
어린 사람이 나를 그렇게 대하는 건 괜찮고
나보다 나이 든 사람들이 그렇게 대하는 건 안 되고
그런 법이 어디 있어
그냥 다 같은 사람일 뿐인데
그래 다 같은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찾아온다면
어제처럼 불편함을 바로 드러내고, 속상해하기보다는
"그렇게 봐줘서 고마워"라고
예쁘게 웃으며 마음에 보답해 주기
내가 찾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실망했더라도
그 실망감은 결국 상대가 아닌 나에게서 비롯된 감정이니까 상대방에게까지 표출하면 안 되는 거지.
그저 나는 상대의 마음에 예쁘게 보답만 해주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