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빅데이터 워크샵에서 Work ethic이란 말을 처음으로 들어보았고,
지금 이렇게 학부 졸업과 석사 입학을 앞둔 이 시기에 깊게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 주저리 주저리 쓰면서 생각해보려 한다.
아 그리고 요즘 다시 나한테만 깊게 집중하다보니 완벽주의가 예전처럼 너무 심해져서.... 티스토리 글 쓰는 것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길게 썼다가 올리지도 않게 되었는데...
처음 이 게시판을 만든 초심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어떤 글이든 내가 작성한 원문 그대로 업로드할 것이다.
수정 없이, 바로바로 내 생각이 담긴 글 그대로를 업로드하는 것이다.
이 게시판만큼은 나를 바로 잡고 정돈하는 곳이 아닌, 내 세계를 확장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길 바란다.
우선 내가 1년간 학부연구생을 하며 깊게 생각하고 평생 연구자로서 지키고 싶은 한 가지.
나는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닌 사람을 위한 연구를 하고 싶다.
논문을 위한 연구의 자매품으로 기술을 위한 기술 연구도 있다.
다양한 논문들을 읽다보니 기술에 대한 연구가 단지 다음 '기술'을 위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애초에 기술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탄생된 것 아닌가?
그런데 기술을 위한 기술 연구라니... 물론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논문을 위한 연구, 성과를 위한 연구, 기술을 위한 기술 연구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이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다.
연구를 하다보니 어느새 성과에만 집중하며 연구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었던 것이다.
현타가 왔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물론 입시를 앞둔 나에게 성과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해는 한다.
그래 지금 시기라면 이해해줄 수 있지만
나는 그 습관이 내 연구 방식으로 굳어질까봐 두렵다.
석사에 입학하고나서도 성과만을 바라보며 연구를 한다면, 성과를 내 연구의 동기로 사용한다면 난 반드시 번아웃이 올 것이며, 열정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재미와 깊은 의미가 원동력이 되어야한다.
오늘도 워크샵에서 다양한 랩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 주제들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는데
예전에 나라면 '우와... 저런 연구 주제도 있구나!!!!!' 했겠지만
오늘의 나는 '그래서 이 연구는 궁극적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가고 있지?' 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이것이 하나의 내 연구 ethic이 된 것 같다.
나는 끊임없이 나에게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연구를 왜 하고 있지?'라는 물음을 던질 것이고
내가 진행하는 연구들은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향해 갈 것이다.
음 그리고 또 내가 연구를 하며, 혹은 일을 하며 느꼈던 혹은 깨달았던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아 이건 이번에 연세대에서 학부 연구생을 시작하며 깨달은 것인데 연구에서는 detail이 매우매우 중요하다.
연구에서는 내가 최대한 없애고 싶어하는 완벽주의가 100 퍼센트 발현되어야 한다.
하지만...
뭐랄까..
내 성격이 뭔가 사소한 것들을 너무 예민하게 잘 캐치해내는 편이라.... 내가 생각하는 이상한 것들, 걸리는 것들을 다 고치려면 엄청 시간이 오래 걸릴 걸 알아서... 그냥 흐린 눈 하고 스스로 '못봤다 모른다 나는 모른다 난 알아채지 못했다'하고... 넘어갔던 게 지금까지 한두번이 아닌데.....ㅎㅎㅋㅎㅎ 그치 잘못됐었다...
내가 한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던... 사람들의 단점을 너무 잘 파악하는 특성.... 이게 연구에서는 무조건 적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연구의 신뢰성이 올라간다는 것.
detail을 살리지 못하고 흐린 눈을 한채 얼레벌레 연구를 마무리 짓는다면 그게 바로 오직 논문을 위한 연구이지 뭐란 말인가.
이런 detail의 중요성과 detail을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신 상엽 교수님께 정말 너무 감사하다...
중요한 시기에 큰 것을 배운 것 같다.
음 그리고 이건 갑자기.. 생각난건데...
계속 영어 논문을 읽고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영어랑 한글을 섞어 쓰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져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연구자들은 이런 내 모습에서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겠지만.. 일반인들이 보면 ... 음... 좀 그럴 것 같아서 연구 이외 분야 사람을 만날 때는 좀 신경써서 최대한 영어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쨌든 연구 ethic으로 3가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마지막 하나는
아 무조건 이거다.
아무리 연구가 재밌어도, 아무리 오랜 시간 집중을 할 수 있어도 반드시 일상생활 (연구 이외의 생활)과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이거는 아직 내가 잘 컨트롤하지 못하는 부분이긴 한데..
자꾸 뭐 하나 연구 문제 해결에 꽂히면 그냥 그날은 하루 종일 컴퓨터만 붙들고 있다... 내 일상생활 패턴은 처참히 무너지는 것이다.,.. ㅎ
이게 연구 성과에서는 좋은데 글쎄
이건 내 자아를 연구에 뺏긴 느낌이랄까?
연구보다 내 일상이 우선순위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그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무언가에 집중할 때 너무 집중해버리지 않는 것.
말이 어렵긴 한데
내가 수행하고 있는 task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task에 집중하는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것.
이렇게만 한다면 항상 연구에도 일상에도 진실한 마음 가짐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정리하자면
[work ethic]
1.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닌 사람을 위한 연구
2. 신은 디테일에 있다
3. 연구와 일상의 밸런스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