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란 무엇인가 - 이솔
가상에 관한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고대의 비유에서부터 이미지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고, 설상가상으로 실재와 이미지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불안은 나날이 증대한다. 불안은 타인에 대한 경멸로 손쉽게 뒤바뀐다. 이를테면 "나가서 사람을 좀 만나."라는 핀잔. 매체 속의 가상적 현실에 빠져 있지 말고 현실로 나가 실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좀 보라는 것만큼 진부하기 이를 데 없는 표현이 또 있을까? 일찍이 플라톤은 우리를 현혹시키는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동굴 바깥으로 나가 눈부신 태양을, 곧 무시간적인 본질을 가진 영원의 상인 이데아를 관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동굴 밖으로 나가라'는 잔소리가 오늘날까지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