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위로 - 에마 미첼
불가능해 보이는 과업을 끈질기게 수행하는 사람을 제비에 비유하는 건 진부한 표현이지만, 제비의 여행길은 정말로 놀랍다.
도중에 여러 마리가 폭풍우나 포식자에게 목숨을 빼앗기긴 해도 대부분은 무사히 도착해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
여름 내내 깃털 달린 날쌘 화살처럼 들판 위를 돌아다니다가 전화선에 모여 앉아 다음 해의 이동을 준비하겠지.
내 상태가 대체로 괜찮은 계절 동안 제비들은 이 지역에서 지낸다.
경이로운 여정을 마치고 우리 집 정원에서 쉬는 저 새를 보니 전율이 느껴진다.
제비가 목적지에 도착했듯이 나 역시 또 한 번의 겨울을 이겨낸 것이다.
나는 안마당에 앉은 채 잠시 조용히 운다.
거짓의 쇠락 - 오스카 와일드
자넨 자연이 뭐라고 생각하나?
자연은 우리를 낳은 위대한 어머니가 아니야.
우리의 창조물이지.
자연은 우리 머릿속에서 생명을 부여받는 거라고.
모든 사물은 우리가 보고 있기에 존재하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예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고 말이지.
어떤 사물을 제대로 보는 것은 그냥 보는 것과는 아주 다른 거야.
그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과 같아.
사물은 그때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존재하게 되지.
오늘날 사람들이 안개를 바라보는 것은, 안개가 거기 있기 때문이 아니라 시인들과 화가들이 그 신비한 매력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