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영화 조커를 보고..
조커를 온전히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존재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펑펑 울었다
그 한 명을 만나지 못해서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2. 인간관계에서의 핵심, 약점을 안아주는 거
뭔가 최근 알게 된 게 난 다른 사람들과 생각 프로세스가 좀 많이 다르다. 난 인생을 살며 내 약점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약점이 딱히 없다. 약점이란 게 내가 가진 수많은 단점 중 남들에게 들키면 내가 공격당할까봐 숨기고 싶은 나의 특징? 그런 것 같은데 난 딱히 숨기고 싶거나 숨겨야만 하는 그런 특징 자체가 없다. 그런데 대부분 이 약점이란 걸 가지고 있다더라
다들 그 약점 때문에 이미 여러번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봤고, 또 상처를 받게 될까봐 약점을 숨기게 되는 동시에, 사람을 경계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여기서 인간관계의 본질? 을 깨닫게 됐다. 사실 그 약점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장점이든 단점이든 약점이든 모두 이해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자기가 숨기고 있는 그 약점을 약점으로 봐주지 않고 자신을 계속 온전히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3. 2퍼의 세계와 98퍼의 세계
어떤 특정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으로 자란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이유는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가정에서 배웠어야 했는데 그때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쌓지 못했더라면 친구한테서라도 배웠어야 했는데, 그걸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친구로 만나는 것도 엄청나게 희박한 행운이구나를 깨달았다.
행운의 확률이 2퍼센트고 나머지의 확률이 98퍼센트라면 대부분은 98퍼센트를 만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연히도 나에게는 그 2퍼센트의 확률이 연달아 일어났어서 98퍼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알지 못한 채 지금까지 살아왔다.
고등학교 때 날 매장시키려고 안달났었던 친구들이 참회 속에서 오열을 하며 나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내 미래를 응원해주게 된 것도
나를 공허하게만 했던 가족에게도 눈물섞인 사과를 받으며 그 누구보다 끈끈한 가족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나의 속마음과 상처들을 전부 털어놓으며 몇 시간 동안 눈물로 전부 흘려보낼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적시에 나타났었던 것도
삶이 지옥이라 말했던 한 학생이 선생님 덕에 빛을 보게 되었다며 예쁘게 웃어보이게 된 것도, 열정을 가지고 다시 삶을 나아가게 된 것도
나에게는 항상 이렇게 모든 사소한 일들이 '결국 해피엔딩'이었기에, 이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이게 100퍼센트인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서는 2퍼센트에 속하는 동화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야 98퍼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아무리 솔직하게 진심을 다한다 해도 불행한 결말로 끝난다는 그 98퍼의 세계를..
예전에 ㅎㅇ가 술마시며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왜 항상 너에게만 그런 동화같은 일들이 일어나?"
그니까 나는 내가 노력했기에, 내가 잘했기에, 내가 어떤 특정 선택을 했기에 해피엔딩 결말을 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거야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인 거고
단지 좋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었을 뿐인 거고
단지 행운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내 곁에 와줬을 뿐인 거야.
4. 나는 사람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만났던 사람들은 전부 변했었으니까
그게 나에게는 100퍼센트이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그 확률이 100퍼센트였을테니까
또 나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선하다 믿는다.
왜냐하면 아무리 나에게 악하게 굴려했던 사람도 결국에는 울면서 사과하고,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기 시작했으니까, 재지않고 선한 마음을 주기 시작했으니까,
나에게는 이게 100퍼센트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인간을 혐오한다.
그들에게는 악한 사람들이 대다수였기에 그렇겠지...?
5. 그래서 결론은..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었고
뭐 하나라도 도와주고 싶었고,
내가 내 인생에서 깨달은 것들이 꽤나 많은 편이니까,
그걸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며 사람들도 빛의 세계로 이끌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내 인생에서 깨달은 것들이 그들의 인생에까지 적용되지는 않는다.
내가 아무리 조언을 해주고, 좋은 말은 해줘봤자
현재 그들에게는 그저 다른 이상적인 세계의 동화같은 이야기로 들릴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옆에 있어주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다.
그런데 아무리 대부분 98퍼의 잿빛 일들만 일어난다 해도
2퍼센트의 행운도 존재한다는 걸 모르고 체념한 채 살아가는 것보단
자그만 희망이라도 가지며 살아가는 게 낫잖아?
그럼 내가 그들의 2퍼센트가 되어주면 어떨까.
내가 인생에서 깨달은 것들을 조언식으로 넘겨주는 게 아니라
그냥 나 자체가 그들의 2퍼센트가 되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