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쓰다 보니 또 끝도 없는 생각의 골짜기에 빠지게 되어서..
오랜만에 나만의 글을 쓰며 여러 생각들로 혼재된 지금의 순간을 정리하고 남겨보려 한다.
역시 오늘도 최대한 고치지 말고 날 것 그대로 적기
1. 배려와 다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관계
이전에는 단순히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다정한 사람'이라고 착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깨닫게 되었다.
다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말도' 예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들 모두가 다정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필요조건.
현재 나는 진심으로 아끼는 최측근들과 서로 다정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베풀기 위해 매 순간 노력하며
배려를 쌓고쌓는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나는 이러한 형태의 인간관계가 내 인생에 있어서는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물론 어떤 이에게는 이상적인 관계가 또 다른 형태의 무언가겠지.
어쨌든 그래서 살짝의 욕심을 내보자면
이러한 이상적인 관계를 좀 더 늘리고 싶다.
서로를 향한 배려만으로 관계를 점철할 수 있는
다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한 두 명 더 내 곁에 두고 싶은 것이다.
'서로 조금이라도 더 베풀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관계를 원한다면
그냥 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만 아니야?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이에게 다정해지지 않나?'
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그저 나에게 호감을 느껴서 나와 함께하는 시간대에 한시적으로 다정한 것과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의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다정함은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나는 이미 후자의 사람들과 관계를 쌓아올려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황홀한 감정을 느껴본 이상
더 이상 전자의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자신보다 타인을 더 사랑할 줄 아는, 그런 마음이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고 찾게 되었다.
이러한 사람들을 더 찾고자 하는 부차적인 이유 중 하나로
현재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함도 있다.
갈수록 내가 그 사람들을 깊게 좋아하게 되는 게
스스로한테조차 선연하게 느껴져서
나의 마음이 그들의 목을 옥죄게 될까 두렵다.
목.. 까지는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만,
나는 그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이지,
답답하고 숨 막히게 되길 바라는 것이 아니므로
혹여나 나도 모르는 새 감옥같이 변질되어 버릴 수도 있는 그들에 대한 나의 보살핌을 스스로 경계하는 것이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손으로 붙잡으려 하면 할수록 틈새로 새어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아서
최선을 다해 내 마음은 표현하지만, 상대에게는 어느 하나도 바라는 마음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내 모든 말, 행동, 선택
원래도 내가 선택하고 뱉는 말의 무게를 인지하는 편이긴 했지만,
요즘 들어 내가 내리는 모든 말, 행동,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 한층 무거워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순수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고 싶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간소한 책임감이었지만,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타인을 위한 결정이
나비효과처럼 퍼져 상대를 향한 날카로운 칼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본 후
난생처음 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이다'라는 말도 공감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던 내가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인간이 '나'인 것이다.
글쎄..
두렵다 해도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1) 깊이 궁리하고 숙고하여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
2)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밖에 없다.
내가 구체적으로 두려워하는 부분은
'혹여나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자 선택했던 나의 결정이
상정하지 못한 정반대의 결과로 발현된다면
과연 나는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도달하고 나니
어떤 순간에서는 타인에게 의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ㅅㅎ이가 계속해서 지나치듯 나에게 일러주었던 말들이 떠올랐다.
'항상 나만 너에게 의지하는 것 같은데~'
농담 반 진담 반인 말들
이래서 내가 ㅅㅎ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항상 나의 구멍들을 알아차리고 채울 수 있게 도와준다.
그래서 결론은...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라는 내 인생의 목표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따른 막중한 책임감을 지게 되었다.
또한,
혼자서 모든 걸 끌어안으려는 습관은 이제 버려도 괜찮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함을 표현할 줄은 알았지만..
그 마음에 기대본 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